여러분들은 사진을 무엇으로 찍고 계시는가요?
디지털카메라?
스마트 폰?
아니면 아예 액션캠 같은 것으로 동영상을 찍으시는가요?
설마 필름을 하시나요?

필름 카메라
저는 40대이면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찍어주신 성장 사진들은 죄다 필름으로 찍었고 가끔은 흐릿하면서 거친 입자들을 볼 때면 그땐 그냥 다 그런가 보다 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특히 아기 때는 위에 있는 카메라 같은 걸로 찍어 주셨습니다. 크기가 작았고 그때 당시 플래시는 상단에 따로 꼽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플래시가 어찌나 셌던지 흔히 말하는 달걀귀신이 되기도 했었지요. 지금도 가끔 어렸을 때의 앨범을 보면 추억이 됩니다.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쯤에 부모님이 이 카메라를 저에게 보여주면서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셨는데 그 이후 필름 사다가 집 안과 밖, 동네를 다니면서 열심히 찍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그냥 내가 본 풍경들을 그 조그마한 창을 통해 보면서 그 안에 있는 사물들이 그대로 필름에 담기는 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1990년대가 되면서 일일이 손으로 돌려주고 맞춰주고 했던 카메라들이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고 필름도 자동으로 감아주면서 필름이지만전자동이다 보니 손맛은 떨어졌지만 다양한 기능 특히 사진 하단에 촬영한 날짜가 기록되었던 건 정말 신기 했었습니다. 그때는 24컷이나 27컷, 36컷짜리 필름을 주로 썼지만 한 롤을 하루에 다 쓰긴 힘들어서 여러 번 나눠서 쓰다 보니 막상 나중에 인화를 해보면 이게 언제 찍었더라? 한 게 보통 이었는데 그래서 한때 렌즈가 앞뒤로 나오면서 줌이 되고 사진에 날짜를 넣어주는 전자동 카메라가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중학생 때렸나 새로운 카메라가 집에 있었습니다. 캐논 AE-1 이라는 카메라인데 그때 당시 캐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급된 모델이기도 합니다. 흔히 집 장롱에 오래된 카메라가 나오면 이 AE-1 카메라인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나중에 중고 시장에서도 매물이 많아서 그런지 저렴한 가격에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카메라는 아직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캐논 AE-1은 SLR(Single Lens Reflex) 카메라로 일안 반사식 카메라입니다. 렌즈를 통해 빛이 들어오고 안쪽에는 거울이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거울을 통해 펜타프리즘이라는 곳에 상이 맺히고 그걸 통해 뷰파인더에 그 상을 볼 수 있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뷰파인더는 까맣게 되는데 이는 거울이 위로 올라가면서 뷰파인더에 보였던 상이 거울 뒤에 있는 필름에 맺혀 기록이 됩니다. 처음 SLR 카메라를 접했던 저는 그게 신기 했었고 우리가 흔히 사진 찍을 때 말하는 “찰칵”이라는 단어도 이 카메라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SLR 카메라는 보디와 렌즈가 분리가 되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렌즈를 통해 다양한 화각을 보고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AE-1을 쓸 때 기본이었던 50mm 렌즈만 쭉 사용을 했습니다. 50mm는 표준렌즈로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필름은 디지털에서도 35mm 크기의 대형 감광필름 이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의 센서에 비하면 저렴했지만 필름에서 실제 사진을 보기까지의 인화 과정은 늘 번거로운 일이긴 합니다.
필름을 카메라에 장전하는 것은 이전 올림푸스 펜과 같은 작은 카메라와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필름을 다시 감는 것 역시 비슷했고요. 다만 카메라 구조에서 오는 크기와 묵직함 그리고 표준렌즈의 대구경에서 오는 심도 차이는 매우 컸습니다. 저는 이 카메라를 고등학교 때 접하게 되면서 잠깐 찍다가 이 카메라를 들고 해외 나갈 때 가지고 나가서 현지에서는 꽤 자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동네나 길거리에는 현상과 인화를 할 수 있는 사진관들이 많았고 필름을 맡기면 몇 시간 만에 사진이 나왔기 때문에 부담 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이후 SLR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은 2000년대에 코스튬플레이라는 걸 접하면서 입니다. 지금은 코스튬플레이가 많이 축소된 거 같지만 2000년대에는 여기저기 행사나 카페에 모임들이 많았습니다. 지역 행사 때는 거의 빠지지 않고 다녔고 타지역 행사도 종종 갔었습니다. 행사가 행사인 만큼 코스튬플레이를 하는 사람과 그런 코스튬플레이어를 찍는 사진사들이 많았습니다. 사진 동호회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개인들이지만 코스튬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최대한 멋지게 담아주는 사진사들에게 감사를 반대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코스튬플레이를 통해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때 많은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 찍는 대상의 90%는 인물사진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전에는 늘 자연이나 풍경 또는 사물이었는데 인물은 가족이나 지인 정도여서 누군가가 저에게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을 때는 꽤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튬플레이어들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를 최대한 표현한 것이고 사진사들은 그들을 최대한 멋지고 예쁘게 찍어야 하고 찍는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서 그들 사이에서 찍다 보면 1:1로 찍어야 하는 부담감 역시 줄어들기에 이것만큼 좋은 경험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물론 서로의 기본 에티켓은 지켜야 했지요. 그 이후로 코스튬 플레이어와 친해지면 코스튬플레이가 아닌 1:1이나 다수로 만나 일상을 찍기도 하고 그들 역시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남길 수 있어, 누군가에게 내 사진 모델을 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의 실력이 늘어나면서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 사진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전문가처럼 찍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나의 사진이 어느 정도 인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혼자서만 찍고 보기보다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내가 찍은 사진들을 나누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더 좋은 것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전이나 사진 관련된 책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내 사진들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사진 촬영 팁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것
어렸을 때 부모님이 찍어주신 사진들을 보면서 그리고 부모님이 쓰셨던 카메라를 접하고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찰나를 담는 것’,’현재를 영원히 가두는 도구’ 또는 ‘과거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도구’입니다. 사람의 머리에 기억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희미해지거나 사라지기 때문에 이것을 보조해 줄 수 있는 게 사진인 거 같습니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부끄럽고 창피하고 그 당시에는 정말 싫어할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건사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은 물론이고 동영상도 고화질로 촬영하여 보고, 공유할 수 있지만 비록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사진 한 장 안에 여러 가지 색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그리고 그 기억이 희미해질 때 다시 그 기억을 선명하게 가져갈 수 있는 도구가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그때 보고 들은 것을 잊지 않게 메모하듯 말입니다. 사진은 취미이지만 평생 나와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멋진 도구가 아닐까 싶은데 여러분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