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서 필름과 디지털까지 모두 쓰려고 했으나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디지털은 이번 글에서 써보고자 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2000년 초반까지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가 잡지에서 디지털카메라 광고를 보게 됩니다. 사실 디지털카메라를 그때 처음 본건 아니었습니다. 외국에 있을 때 코닥의 디지털카메라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크기는 사람 얼굴을 가릴 만큼 컸는데 뒷면에 액정화면은 정말 작게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필름이 아닌 메모리 카드에 사진이 저장되었는데 그때 당시엔 디지털카메라의 가격도 비쌌지만, 메모리카드의 가격도 비쌌습니다. 거기다 메모리 카드의 용량이 작아서 사진 몇 장을 찍으면 메모리가 가득 차 버릴 정도였지요. 그래도 필름의 현상과 인화 과정과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바로 컴퓨터에서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그게 제가 처음 접한 디지털카메라였고 잡지에서 본 디지털카메라는 삼성에서 나온 동그랗게 생긴 디지털카메라였습니다. 필름에 해당하는 센서의 화소 수는 85만 화소로 지금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의 수천만에 비하면 매우 초라하지요. 하지만 그때는 100만 화소만 해도 와~ 했을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카메라 크기는 손바닥만 하게 작아서 처음 봤던 코닥 디지털카메라보다는 훨씬 작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만 해도 저는 학생 신분이라 수십만 원 하던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할 수 없었고 언젠가는 사야지 하고 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니 삼성에서 새로운 카메라를 내놓았습니다. 실버 색상의 보디에 이전과 다르게 좀 더 네모로 각이 졌고 사이드에 손잡이가 귀엽게 달린 디지털카메라였습니다. 화소도 이전보다 많아진 100만 화소였습니다. 거기다 가격도 저렴하게 나와서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 보급을 높이려는 듯 보였습니다. 그 시기에 휴대전화에는 이제 막 컬러액정을 달려 나올 때였고 카메라는 없을 때였습니다. 거기다 그 자리에서 바로 찍고 결과물을 볼 수 있었으니 사람들 눈에도 신기할 정도였지요. 저는 결국 삼성의 10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1년 정도 사용을 했었는데 그땐 몰랐지만, 그 카메라는 피사체의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자동 포커스(Auto Focus)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명하게 나오는 구간을 직접 몸으로 움직여야 하고 2인치도 안 되는 작은 액정으로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선명하게 나온 것도 있었고 그러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었는데 플래시를 쓰게 되면 그다음 사용을 위해 충전하느라 한참 동안 카메라를 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 이후로 디지털카메라는 여러 회사에서 다양하게 출시되어 결국 디지털카메라를 바꾸게 됩니다.
두 번째로 구입한 카메라는 200만 화소의 니콘 쿨픽스라는 카메라였습니다. 렌즈 부분이 돌아가서 셀카를 찍을 수 있었고 슬림한 보디에 자동 포커스 기능도 있었고 소리는 담기지 않았지만 짧게 찍을 수 있는 동영상 촬영 기능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점점 화소가 올라가고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된 디지털카메라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저는 그 200만 화소의 디지털카메라를 오래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카메라를 바꾸면서 동생에게 주었는데 동생도 그 카메라를 한참 사용 했습니다. 특히 렌즈가 돌아가고 화면을 보면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많지 않았기에 여성들이 많이 찾던 카메라였습니다.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의 공존
그렇게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필름 카메라도 같이 사용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필름이 주는 아날로그 느낌은 참 좋았습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카메라를 쓰면서 이상한 사진들이나 짧은 영상들이 많아졌지만, 사진을 업으로 하거나 사진을 아마추어로 하는 사진사분들은 한참 온라인에서도 필름이나 디지털이냐로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저도 친구와 취미와 관심사가 비슷해서 저도 사진을 찍었지만, 친구도 사진을 찍었기에 같은 필름과 디지털을 공존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던 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지만 저는 필름이 더 좋다는 쪽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필름을 왜 그렇게 고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세대들은 태어나서부터 디지털이라 필름과 아날로그가 오히려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 사이에 오래된 필름 카메라나 즉석카메라 그리고 제가 한참 디지털카메라를 썼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지금의 디지털 사진들은 너무 선명하고 쨍하기 때문에 오히려 앳된 감성이나 덜 선명한 사진들이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자극했다고 합니다. 특히 연예인이나 가수들이 뮤직비디오나 브이로그에서 사용하는 장면을 보면서 오래된 물건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밀려 대부분의 카메라 회사가 새로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거의 만들지 않고 중고 장터에서 집에 오랫동안 보관된 물건들이 더 잘 팔린다고 하고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상태가 좋은 카메라는 가격마저 올랐다고 합니다.
저는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스타일이라 과거에 썼던 디지털카메라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요즘 그런 것들을 접하니 다시 그것들을 꺼내보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최근에 필름을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필름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과거에 필름 한 롤에 3,000~4,000원 정도면구입할 수 있었던 게 지금은 1만 원이 넘어갔습니다. 어떤 건 한 롤에 2만 원도 넘어가고 슬라이드 필름은 3만 원~4만 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될 정도로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디지털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줄어서 생산은 하지만 많지 않아 가격이 오른 거 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저기 있던 사진관마저 많이 사라져서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현상과 인화를 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어려워졌습니다.
옛날에 저는 그렇게 필름을 좋아했었고 디지털은 약간의 인위적인, 특히 디지털카메라 내부에서 처리되는 과정은 필름에서는 현상 작업이고 그 이후 결과물은 필름은 인화지에 나온 사진이나 인화도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필름 스캔을 통해 필름 사진 이지만 결과물은 디지털 파일형태로 볼 수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 결과물조차도 각종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을 재창조할 만큼이라 여기에 대해서도 어디까지 순수하게 사진으로 볼 것인가로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지금은 필름은 필름대로, 디지털은 디지털대로 서로 공존하면서 각자의 길을 가는 거 같습니다. 지금은 저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을 만큼 이젠 디지털카메라는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음악에서도 고음질의 CD나 지금은 보이지도 않는 디지털 형태인 스트리밍으로 고음질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가끔은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LP로 음악을 들으면서 아날로그의 따스함을 느끼듯 사진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사진도 편집을 통해 필름처럼 만들기도 해서 가끔은 혼동할 때도 있지만 이 역시 우리 인간이 디지털을 이용하면서 아날로그도 마음속으로 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 수년에서 수십 년, 사진과 카메라는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궁금해집니다.